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영화와 실제 역사 사이의 진실은?

오늘 살펴볼 영화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입니다. 우리 역사상 가장 큰 비극은 동족상잔의 뼈아픈 한국전쟁입니다. 그중에서도 이 영화는 앳된 학도병들의 희생을 담은 내용으로 괜시리 숙연해지게 됩니다. 그들의 숭고한 희생에 감사함을 생각하게 합니다. 오늘은 실화에 기반한 장사상륙작전이 영화 속에서 어떻게 표현되었는지, 사실과 허구를 구분해 살펴보겠습니다.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줄거리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실제로 벌어진 '장사상륙작전'을 배경으로 합니다. 인천상륙작전 하루 전날, 북한군의 주의를 분산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훈련도 제대로 받지 못한 평균 나이 17세의 학도병 772명이 장사 해변에 투입됩니다. 이들은 무기와 물자가 부족한 상황에서 극한의 전투를 벌이며, 전쟁의 참혹함과 젊은 생명의 희생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소총 사격 훈련 중인 신병들_국사편찬위원회
소총 사격 훈련 중인 신병들 (사진출처 : 국사편찬위원회)

 

고증이 잘된 부분들

 

장사상륙작전의 실존과 작전의 목적

영화에서 묘사된 장사상륙작전은 실제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1950년 9월 14일,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을 돕기 위해 북한군의 시선을 분산시키는 양동작전이 장사리 해변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이 작전은 공식적으로는 '장사상륙작전'이라 불리며, 당시 한국 육군은 군번조차 받지 못한 학도병들을 전선에 투입하였습니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17세였으며, 그만큼 절박한 상황 속에서 비정규 병력을 활용한 전투였음을 보여줍니다.

 

맥아더와 인천 상륙 작전_국사편찬위원회
맥아더와 인천 상륙 작전 (사진출처 : 국사편찬위원회)
전황을 보고 받는 맥아더 사령관_국사편찬위원회
전황을 보고 받는 맥아더 사령관 (사진출처 :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전쟁 발발 직후 한국에 도착한 맥아더 사령관_국사편찬위원회
한국전쟁 발발 직후 한국에 도착한 맥아더 사령관 (사진출처 : 국사편찬위원회)

 

사실 이 영화가 개봉되기 전까지 이러한 전투가 있었는지, 앳된 학도병들의 희생이 있었는지에 대해 알지 못했던 분들이 더 많을 것입니다. 필자도 잘 몰랐었구요. 이 영화를 통해서라도 알게되고 기릴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산 거리의 신병 행렬_국사편찬위원회
부산 거리의 신병 행렬 (사진출처 : 국사편찬위원회)
자동소총 사용법을 배우는 신병들_국사편찬위원회
자동소총 사용법을 배우는 신병들 (사진출처 : 국사편찬위원회)

 

무기와 물자의 부족

한국전쟁 동안 어느 전투에서도 풍족한 무기와 물자가 동원되지는 못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나 장사상륙작전의 경우 영화 속 학도병들이 빈약한 무기와 부족한 보급품으로 전투에 임하는 장면은 실제 역사와 부합합니다. 이들은 대부분 소총 한 자루와 수류탄 몇 개 정도만 지급받고, 적의 중화기에 맞서야 했습니다. 또한 의료 물자나 식량도 충분히 공급되지 않아, 전투 중 부상자들이 방치되는 장면은 전쟁의 참혹함을 실감하게 합니다. 말 그대로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한 희생양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 상황이 어쩔 수 없었다고는 할 수 있겠지만, 앞으로는 이런 비극은 두번 다시 일어나면 안되겠습니다. 대의를 위한다고 고등학생들을 700명 넘게 사지로 몬 것이잖아요. 어른들의 무책임일까요? 아니면 약소국의 서러움일까요?

 

전쟁이 낳은 비극적 참상_국사편찬위원회
전쟁이 낳은 비극적 참상 (사진출처 :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전쟁 당시 파괴된 한강철교_국사편찬위원회
한국전쟁 당시 파괴된 한강철교 (사진출처 : 국사편찬위원회)

 

문산호 침몰 사건

영화에서 학도병을 수송한 문산호가 침몰하는 장면은 실제 역사적 사실을 반영한 것입니다. 북한군의 공격으로 인해 문산호는 침몰하였고, 이 과정에서 다수의 병력이 사망하거나 해안에 표류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전투 이전부터 학도병들이 얼마나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었는지를 잘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여기서 잠깐, 보통 해군의 배는 '00함'이라고 불리죠. 그런데 이 배는 왜 '함'이 아닌 '호'일까요? 여기서부터 이들을 어떤 취급을 했는지가 잘 보입니다. 문산호는 군함이 아니었고, 상선이었던 배를 동원했기 때문입니다. 육지에서와 비유를 하자면, 탱크와 장갑차가 전투를 벌여 포탄이 난무하는 곳에 시내버스로 학도병들을 운송한거죠.

 

파괴된 인천에서 울고 있는 어린아이_국사편찬위원회
파괴된 인천에서 울고 있는 어린아이 (사진출처 : 국사편찬위원회)
끝없이 이어지는 피난민 행렬_국사편찬위원회
끝없이 이어지는 피난민 행렬 (사진출처 : 국사편찬위원회)

 

고증이 부족한 부분

 

종군기자 '매기'는 실존 인물은 아님

영화에 등장하는 미국 종군기자 '매기'는 실제 역사에는 존재하는 인물은 아납니다. 그녀의 캐릭터는 한국전쟁의 참상을 세계에 알리고자 하는 메시지를 위해 창조된 허구적인 장치입니다.

 

낙동강 전선의 국군_국사편찬위원회
낙동강 전선의 국군 (사진출처 : 국사편찬위원회)
서울을 점령한 북한군의 소련제 탱크_국사편찬위원회
서울을 점령한 북한군의 소련제 탱크 (사진출처 : 국사편찬위원회)

 

단순한 작전 계획 및 지휘 체계

장사상륙작전은 정치적, 전략적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었으며, 다양한 군 지휘부의 협력과 갈등이 있었던 작전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작전이 비교적 단순하게 구성되어 있으며, 상급 지휘관의 개입이나 전략 논의는 축소된 채 묘사됩니다.

필자는 이 부분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말의 양심의 가책은 있었다는 얘기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어린 학생들을 사지로 내모는데 아무런 갈등도 없었다고 하면 그건 이미 국가이기를 포기한 것이겠죠. 그런 의미에서 슬프지만 다행이라고 표현을 하겠습니다.

 

한미 간의 군사 작전 회의_국사편찬위원회
한미 간의 군사 작전 회의 (사진출처 : 국사편찬위원회)
38선을 넘어 진격한 국군과 유엔군_국사편찬위원회
38선을 넘어 진격한 국군과 유엔군 (사진출처 : 국사편찬위원회)

 

결론: 역사와 영화의 접점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잊혀졌던 학도병들의 희생을 대중에게 알리고, 한국전쟁의 어두운 단면을 조명하려는 의미 있는 시도였다고 평하고 싶습니다. 역사적 고증에 충실한 부분도 많지만, 일부 허구적 요소나 단순화된 전개도 역사적 맥락을 훼손했다고 볼 정도도 아니었습니다. 이 영화는 우리가 잊고 있던, 또는 모르고 있던 젊은 병사들의 희생과 전쟁의 비극을 되새기게 하는 중요한 작품이라 할 수 있게습니다.

 

정전 협정 체결_국사편찬위원회
정전 협정 체결 (사진출처 :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전쟁 휴전협정문_국사편찬위원회
한국전쟁 휴전협정문 (사진출처 : 국사편찬위원회)

 

참고문헌

- 김동철. (2019).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영화 속 고증과 역사적 사실 비교. 역사비평, 127, 88-101.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속 사실과 허구, 역사 고증의 진실